놀랍도록 간단하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해법.

“노숙인들에게 집을 줬더니 노숙인들이 사라지더라.” 이건 당연하면서도 정말 황당무계한 소리처럼 들린다. “노숙인들에게 집을 주지 않고는 노숙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것 역시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집 없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얼마나 많은데 노숙인들에게 집을 나눠주면 그 돈은 누가 대나? 하지만 노숙인 문제를 들여다 보면 볼수록 이것 외에 다른 해법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임상 심리학자 샘 쳄베리스(Sam Tsemberis)가 제안한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 전략은 노숙인들에게 일단 집을 나눠 주자는 것이다. 과거에는 약물과 알코올을 끊는 걸 조건으로 집을 주겠다고 설득했지만 쳄베리스의 제안은 일단 길거리에 살지 않도록 지붕이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사회 복귀를 돕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쳄베리스는 노숙인 문제를 연구한 적은 없었지만 임상 심리학자로서 전문가들이 노숙인들을 대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노숙인들은 게으르고 윤리의식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노숙 생활은 노동 집약적이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의지가 약해서 약물을 끊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환경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쳄베리스는 이들을 일단 거리에서 구출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보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쳄베리스가 밝힌 에피소드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렇게 묻곤 했다고 한다.

“이건 미친 짓이에요. 만약 약물 중독자가 집에 있는 가구를 다 내다 팔아도 내쫓지 않는다는 말이죠?”

쳄베리스는 대답했다.

“네. 내쫓지 않습니다. 집을 주고 거기서 살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도 있었다.

“꼭 예쁜 집이 필요한가요? 아무 집이나 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요?”

쳄베리스가 대충 지은 집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유타주에서 쳄베리스의 제안을 받아들인 결과 노숙인 비율이 91%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소개하면서 “만성적인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한 놀랍도록 간단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유타주는 미국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지역이다. 2005년까지만 해도 1932명의 만성 노숙자가 있었는데 2014년에는 539명으로 줄어들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놀라운 변화를 만드는 데 필요했던 건 복잡한 이론이나 예측 모델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이었다”면서 “제 정신이라면 아무런 조건 없이 노숙인들에게 집을 나눠주자는 생각에 누가 동의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쳄베리스의 ‘하우징 퍼스트’ 전략은 다음과 같다. 먼저 만성적인 노숙인들을 분류해야 한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고 1년 이상, 또는 지난 3년 동안 4차례 이상 노숙 생활을 한 경우다. 이들은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가장 많은 공공 자원을 쓰는 사람들이다. 병원에 더 자주 가고 감옥에 더 자주 간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연간 평균 2만 달러에 이른다노숙인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의 교훈은 노숙인들에게 잠잘 곳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는 근본적으로 현실을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돈으로 차라리 집을 지어서 나눠주면 장기적으로 비용도 적게 들고 노숙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쳄베리스의 이론이었다.

실제로 솔트레이크시티에서 2004년에 ‘하우징 퍼스트’ 전략을 실험하면서 17명의 노숙인들에게 집을 줬는데 1년 뒤에 보니 14명이 그대로 그 집에 살고 있었다. 믿기 어렵지만 오히려 관리 비용이 줄어들면서 예산도 절약하게 됐다. 연방 정부가 11개 도시에서 734명에게 테스트했더니 약물 중독 수준이 크게 낮아졌고 건강 관련 비용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길에서 먹고 자는 노숙인들도 병원에 오면 치료를 해야 하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정부가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걸 포기한 것처럼 보였던 노숙인들에게 지붕이 있는 집이 생기면 놀랍게도 마약과 알코올을 끊게 된다. 사례로 입증된 결과다.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한 데이빗 클락이라는 노숙인의 사례도 흥미롭다. 데이빗은 릿츠칼튼과 힐튼호텔 등에서 요리사로 일하다가 알코올 중독으로 해고된 뒤 노숙 생활을 하게 됐다. 한때 눈을 뜨자마자 술을 먹고 저녁에는 잠들기 위해 술을 먹었다고 할 정도로 알코올 의존도가 높았던 그는 새 집으로 이사하고 난 뒤 감쪽같이 술에 대한 유혹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금은 건강 보조원 자격증을 취득했고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파트 타임이지만 내셔널스파크에서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다.

약물 중독과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는 제롬 잭슨은 노숙 생활을 20년 넘게 했다. 어느날 지원 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과연 그런 게 가능한지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금방 자리가 날 거라고 하더라고요. 걱정하지 말라고요.”

잭슨은 중독자라서 자격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조건도 내걸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 말이 맞았어요. 3개월 뒤에 집이 생겼고 노숙 생활이 끝났죠.”

노숙인 지원 센터인 젤라니하우스에서 일하는 모니카 스탭토는 어느 날 자동차에서 살고 있는 젊은 임신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젤라니하우스에는 빈 방이 10개나 있었는데 당장 이 임신부를 데려올 수는 없었다. 시청 담당자가 이 여성이 진짜 노숙자인지 확인하고 등록하기까지 3주가 걸렸다. 스탭토의 이야기다. “이런 사람들은 제때 데려오지 못하면 떠나버릴 수도 있어요. 연락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되겠죠.”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

물론 솔루션 저널리즘이 언제나 ‘섹시한’ 해법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 2016년 80여 개 언론사들이 모여서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SF Homeless Project)라는 이름으로 공동 취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17년 기준으로 노숙인이 7000명으로, 인구 대비 노숙인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가운데 하나다. 지역 언론들이 모여서 뭔가 답을 찾아보자고 나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을 비롯한 지역 언론사들이 평범한 시민이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추적했고, 여러 정책 과제들을 직접 실험하고 검증하면서 대안을 파고 들었다. 9개월 동안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홈리스 보호소 건립이 앞당겨졌고, 기업 후원도 늘어났다. 노숙인 바우처 제도도 정착됐다. 길거리를 벗어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막연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일련의 프로젝트 성과로 지난해 노숙인 지원 법안이 통과됐고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기업들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하고 노숙인 약물 치료와 보호소 확충, 재활 지원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변화는 느리고 더디지만 원래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는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샌디에이고로 확산돼 ‘샌디에이고 홈리스 어웨어니스’로 이어졌다. 과정에 주목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하나의 성공 사례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바꾸는 실험이 지역을 넘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개별 사건을 넘어 문제의 구조를 보고 질문과 토론을 제안하고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인 시설은 노숙인 쉼터와 이보다 좀 더 조건이 좋은 내비게이션 센터, 그리고 영구 지원 주택으로 나뉜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는 호텔을 임대해서 노숙인들을 수용하기도 했다. 팬데믹이 진정되면 호텔을 비워주고 2000여 명을 다시 거리로 내보내거나 이들에게 새로운 집을 마련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나단 케인(Nathan Caine)의 가족은 노숙인 쉼터에서 1년을 지낸 뒤에야 겨우 지원 주택을 분양 받을 수 있었다. 이 부부에게는 5개월 된 딸이 있는데 영구 지원 주택은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족이 대상이기 때문에 지원 자격이 안 됐다. 샌프란시스코에는 8000여 개의 영구 지원 주택이 있지만 이런 이유로 766개의 주택이 아직 비어있는 상태다.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거리에 누워 있는데 정작 집은 비어있고 누군가가 여기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너제이에 살고 있는 호앙 응웬(Hoang Nguyen)은 일자리를 잃고 정부 지원금 148달러로 생활하다가 월세를 못 내서 쫓겨난 경우다. 18개월 동안 노숙인 쉼터에 있다가 2020년 11월 80평방피트의 ‘타이니 홈(tiny home)’으로 옮겨왔다. 대략 2.3평 정도 크기다. 겨우 몸을 눕힐 정도의 공간이지만 문을 닫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프라이버시와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전기와 와이파이, 냉방과 난방 설비도 지원된다.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

노숙인 지원 단체의 활동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어 있는 호텔을 지원 주택으로 개조하거나 지원 주택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지원 주택을 늘리지 못한다면 이런 ‘타이니 홈’이 과도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건설 비용이 1만 5000~1만 8000달러 정도인데 대부분 민간 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타이니 홈’은 쉼터나 내비게이션 센터, 지원 주택의 중간 단계에 있다. 쉼터를 거부하고 길거리를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안전 장치 같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차에서 먹고 자는 사람들도 넓은 의미의 노숙인으로 분류되지만 이들은 다행히 일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노숙인들은 집을 잃으면 일단 차에서 먹고 자면서 생활하다가 차를 잃게 되면 텐트촌으로 옮겨오거나 아예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다가 약물에 빠져들고 장기 노숙으로 가게 된다. 단계적으로 더 열악한 상황에 빠져들지만 개선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해법에 접근하기 위한 길고 복잡한 질문들.

홈리스 100명에게 물어보면 100명이 모두 다른 답변을 한다. 그만큼 다들 복잡하게 불행하고 해결도 복잡하다. 다음은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독자들에게 700개 이상의 질문을 받아 정리한 것이다.

1. 홈리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습니까?
=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새너제이와 오클랜드 등 베이 에어리어(Bay Area)의 공무원들이 모여 주거와 주택 계획 등을 협의하고 있지만 이를 조정하는 정부 기관은 없습니다.

2. 어떤 사람들이 노숙을 하나요?
= 2019년 1월에 연방 정부 집계에 따르면 베이 에어리어 9개 카운티에 3만 5000명 이상의 노숙인이 있는데 이 가운데 3만 명(86%) 정도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숙인 보호시설이 아니라 길거리나 자동차 안에서 살고 있다는 말이죠. 어떤 집계에서는 15만 명이 넘기도 하죠. 전문가들은 실제 노숙인은 정부 집계의 두 배 이상일 거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3. 팬데믹 동안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보호시설 수용 인원을 줄이고 취약 계층이나 감염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임시로 호텔을 임대했습니다.

4. 팬데믹이 끝나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가나요?
= 여러 가지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소 2개 이상의 호텔을 비롯해 부동산을 일부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걸 포함해서요. 샌프란시스코에는 수백 채의 빈 아파트가 있죠. 이 가운데 일부를 기부 받거나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건물주나 주변 주민들의 반발을 설득하는 게 과제입니다.

5. 팬데믹 동안 노숙인이 더 늘지 않았나요?
= 이 유명한 자비로운 도시가 노숙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죠. 노숙인 지원이 늘면서 다른 지역 노숙인들까지 옮겨오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것이죠.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노숙인 가운데 70% 정도가 노숙인이 되기 전부터 원래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른 도시들은 이 비율이 80% 정도 됩니다. 지난해 4월부터 외부 유입이 좀 늘어났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확실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일부는 이곳으로 이주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날씨와 자유로운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베이 지역으로 오죠. 샌프란시스코 뿐만 아니라 미국의 거의 모든 살기 좋은 도시들이 노숙자들을 끌어들이는 자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샌프란스시코만의 문제는 아니죠.

6. 노숙인들을 치료 시설이나 보호 시설로 강제로 보낼 수 있습니까?
= 연방법이나 주법이나 약물 남용이나 정신 질환에 대한 치료를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뉴욕에서는 몇 년 전 노숙인들에게 감옥이나 보호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법이 통과됐는데 베이 지역에서는 이런 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죠.

7. 팬데믹 기간에 노숙인 캠프가 얼마나 늘었습니까?
= 도시 전체에서 텐트 캠프가 70%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텐더로인(Tenderloin) 지역에서는 2020년 1월과 5월 사이에 285%나 늘어났습니다.

8. 캘리포니아주에 특별히 노숙인이 많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캘리포니아주에만 13만 명이나 됩니다.
= 일단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죠. 캘리포니아주에는 미국 인구의 12%가 거주하지만 미국 노숙인의 약 25%가 있습니다. 주거 비용과 부족이 1순위고요. 원래 집이 부족하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집을 구하기가 더 어렵게 되죠.

9. 노숙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유가 뭔가요?
=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임금이 저소득층의 주택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둘째, 펜타닐이나 메스암페타민 같은 약물 남용이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사는 사람들(아마 한때 안정적인 주택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요인이고요.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그램으로 2018년에 2000명 이상의 노숙인들을 구출했지만 한 명을 구출할 때마다 세 명이 늘었죠.

10. 얼마나 많은 노숙인들이 마약을 하고 있습니까? 정신 질환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 대략 42%가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39%는 정신질환을 겪고 있고요.

11. 퇴역 군인들도 많은가요?
= 노숙인의 8%가 퇴역 군인들로 추산됩니다. 2017년보다 11% 줄어든 비율입니다.

12. 노숙인들이 다른 도시로 옮겨가는 경우도 있나요?
= 보통은 가장 친숙한 커뮤니티에 머뭅니다. 하지만 일부는 더 많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는 도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019년 조사에서 노숙인의 55%가 샌프란시스코에서 10년 이상 살았다고 답변했습니다. 1년 미만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6%밖에 안 됐습니다.

13. 노숙인이 계속 더 늘어날 것 같은데요. 다른 지역의 노숙인들이 베이 에어리어로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 50세 이상의 노숙자 가운데 44%가 50세 이후에 노숙인이 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1990년에는 노숙인 가운데 50세 이상이 11% 밖에 안 됐죠. 문제는 저축이 없는 나이 든 저소득 미국인들이 육체적으로 일할 수 없게 되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14. 노숙인들 중에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 2019년 조사에서는 11% 정도가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고용돼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25% 정도입니다.

15. 노스 베이(North Bay, 샌프란시스코 북부 지역)에 노숙인이 적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 대부분의 노숙인들은 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도심을 좋아합니다. 노숙인들이 많은 곳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요.

16. 노숙을 오래한 사람들은 이 상황을 개선할 의지가 없나요? 거리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 길거리에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노숙인들은 이 상황이 해결되기를 바라죠.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밖에서 잘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할 것이고 연방 법원 판결은 그 권리를 지지합니다.

17. 노숙인 한 명이 주택 지원을 받으면 다른 한 사람이 쫓겨나게 되나요?
= 누군가가 새로 입주한다고 해서 다른 입주자를 내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노숙인이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죠. 쉼터나 지원 주택 등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18. 노숙인들이 집을 얻게 되면 언젠가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게 되나요? 아니면 계속 이들을 지원해야 하나요?
=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만성적인 노숙인들, 전체 노숙인의 38%는 집중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들은 집을 얻어도 일자리를 찾거나 스스로를 부양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나머지 62%는 집이 있으면 자급자족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 될 사실은 노숙인이 거리에서 노숙을 하면 치안과 의료 등의 비용으로 연간 약 8만 5000달러가 들어간다는 겁니다. 만약 이들에게 집을 제공하면 2만 5000달러로 줄어들게 됩니다.

19. 엠바카데로에 새로운 내비게이션 센터가 완성되면 누가 들어가게 되나요?
= 가장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노숙인들을 수용합니다. 10년 이상 노숙을 한 사람들이 대상이고요. 엠바카데로 노숙인 가운데 절반 정도가 내비게이션 센터에 들어갑니다. 일단은 그 인근의 노숙인들을 우선 수용할 것입니다.

20. 노인과 장애인들이 걱정인데요. 이들이 더 급한 것 아닌가요?
= 장애가 있고 만성 질환이 있는 노숙자에게 더 높은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용 시설이 부족합니다. 노숙자의 27%가 신체 장애가 있습니다. 31%는 만성 질환을 겪고 있고요.

21. 내비게이션 센터는 약물 중독이나 정신질환 등의 문제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나요?
= 내비게이션 센터는 1박에 100달러 정도로 노숙인 쉼터 보다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더 들어갑니다. 가장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곳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성과가 좋습니다.

22. 내비게이션 센터에 반대하는 여론도 많은데요.
= 내비게이션 센터는 주거지역에서 떨어진 곳에 들어서게 됩니다. 반대 여론이 많지만 일단 내비게이션 센터가 생기고 길거리에 노숙인이 줄어들면 반대 의견이 크게 줄어듭니다. 엠바카데로의 경우 새 센터를 막아달라는 주민들의 소송에도 불구하고 시 지도자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3. 노숙인 쉼터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노숙인들도 많죠?
= 노숙인의 30% 정도가 정부 지원이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상담을 해보면 소지품을 도난당하거나 일부 소지품을 두고 가야 할 것을 두려워합니다. 차라리 길거리가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들을 설득하는 데 최대 2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센터는 좀 더 개방적이라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합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 센터를 계속 늘려나가는 추세입니다.

24. 길거리의 대변은 어떻게 할 건가요?
= 날마다 청소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쓰레기가 쏟아지기 때문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25. 밀집 거주 지역을 따로 만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많은 전문가들이 독립형 또는 적층형 모듈식 소형 주택이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지역 사회의 동의를 얻고 적당한 위치를 선정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 산타 로사에 퇴역 군인들을 위한 작은 독립형 주택 12채가 문을 열었습니다. 새너제이에도 비슷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최대한 주거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야 하죠. 환영하는 지역도 있습니다만 적절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26. 집을 잃고 쫓겨난 경우, 노숙인이 되지 않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 퇴거를 막기 위해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상담 프로그램도 많고요. 주택 바우처와 주택 지원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27. 쉼터에 침대가 충분한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최소 1000명 이상의 대기자 명단이 있습니다. 2020년까지 1000개의 대피소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86개에 그쳤죠.

28. 샌마테오(San Mateo) 카운티의 세라몬테(Serramonte) 지역에 빈 건물들이 많던데요. 이런 건물을 노숙인 시설로 개조할 수는 없나요?
= 좋은 아이디어입니다만 구역 변경이나 정부 승인, 자금 확보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동네도 다른 동네의 노숙인을 받고 싶어하지 않죠. 하지만 지역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다들 동의하고 있습니다.

29. 노숙인 거주 지역에는 왜 그렇게 쓰레기가 많나요?
=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소중하게 여깁니다. 노숙인들은 갖고 있는 게 많지 않기 때문에 소유물에 집착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쓰레기처럼 보일 수 있는 물건을 들고 다니는 건 정신 질환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30. 텐트 캠프는 위험하고 위생 문제도 많습니다. 이걸 왜 방치하나요?
= 텐트 캠프를 계속 단속하고 있습니다. 많이 줄어들었고요.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벗어나 건강한 환경으로 옮겨 가게 하는 것이죠. 하지만 충분한 자원이 없습니다. 노숙인들은 더 나은 대안이 없다면 옮겨 가려고 하지 않고요. 항상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지속적인 균형 조정 작업입니다.

31. 노숙인들은 왜 발렌시아 스트리트나 마켓 스트리트 같은 교통량이 많은 곳에서 드러눕거나 자고 있나요?
= 군중과 가까이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요.

32. 노숙인 시설을 꺼리는 노숙인들은 왜 그런 건가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 1년 이상 노숙을 했거나 최근 3년 동안 네 차례 이상 노숙을 했던 사람들을 만성적인 노숙인으로 분류합니다. 약물 남용이나 정신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혼란과 두려움 등으로 소통이 어렵습니다. 노숙인 시설로 옮기자고 설득하기까지 2년씩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33. 관리 가능하면서도 질서 정연한 텐트 캠프를 만들 수는 없나요?
= 자동차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 프로젝트 주차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새너제이에 이미 하나가 있죠. 오클랜드에는 1년 이상 임시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시 쉼터는 관리가 어렵습니다. 텐트가 아니라 고정된 주택이 필요합니다.

34. 바지선 위에 아파트를 짓고 바다 위에 띄워두는 건 어떨까요?
= 외딴 섬에 가둬두는 건 그들을 죄수나 포로처럼 생각하게 만들겠죠. 퇴역한 해군 선박 같은 걸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다루기도 힘들죠. 위험하고요.

35. 임대 주택을 짓는데 70만 달러나 드는 이유가 뭔가요?
= 샌프란시스코는 원래 건설 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입니다. 규제도 까다롭고요. 모듈식 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건설 업계 저항도 있습니다.

36. 고가도로 아래에 많은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을 노숙인 커뮤니티로 개발할 수 있나요?
= 실제로 브라이언트 스트리트에는 칼트랜스(Caltrans, 캘리포니아 철도 회사)의 부동산을 이용해 노숙인 쉼터를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칼트랜스는 고가 도로 아래에 대피소를 짓는 데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37. 정신 질환자들을 격리 수용하는 건 어떤가요?
= 아픈 사람들을 안 보이게 치우는 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환자의 권리와 이들을 강제로 치료하는 정부의 권한 사이에 절충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38. 노숙인 가족에게 연락해서 집으로 데려가라고 하면 되지 않나요?
= ‘홈워드 바운드(Homeward Bound)’ 프로그램이 정확히 그 일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05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집으로 보낸 노숙인들이 1만 명 이상입니다.

39. 노숙을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한가요?
=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솔트레이크시티의 경우를 보면 사라졌던 노숙인이 다시 나타납니다. 휴스턴에서는 지난 8년 동안 노숙인이 54% 줄어든 경우도 있었고요. 다만 정부가 주택 지원 예산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40. 노숙인들에게 거리 청소를 시키고 비용을 지급하는 건 어떤가요?
= ‘다운타운 스트리트 팀(Downtown Streets Team)’이란 프로그램이 그런 일을 하고 있죠. 그러나 노숙인들을 모두 고용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하고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을 받아도 노숙을 벗어나기는 어렵죠.

41. 노숙인들이 지원을 받는 데 어떤 조건이 있나요?
= 카운슬러와 재정 관리자들에게 협력해야 합니다. 의지가 있어야 하고요. 그리고 일단 쉼터에 들어가야 합니다. 지원 주택 입주 조건으로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집이 생기면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42. 마약과 알코올을 끊는 조건으로 주거를 제공한다면 달라질까요?
=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카운슬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이들을 거리에서 구출한 다음 중독에서 벗어나게 돕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주택 우선’과 ‘치료 우선’ 사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중독자들의 40~60%가 재발하게 되죠. 이들은 다시 거리로 나오게 되고요.

43. 이들을 구출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거리를 떠나지 않으려는 노숙인들이 있다면 이유가 뭘까요?
= 대부분의 노숙인들은 집과 일자리를 원합니다. 정신 질환이 심한 사람들은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도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44. 노숙인들에게 일을 시키고 숙박이나 음식 바우처 같은 걸 줄 수는 없나요?
= 이런 프로그램이 있죠. 직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복지 수당을 조금 더 받을 수 있습니다. 다운타운 스트리트 팀(Downtown Streets Team)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노숙인들에게 일을 하는 조건으로 음식이나 마트 상품권을 줍니다.

45. 규칙을 따르지 않은 노숙인들은 어떻게 하나요?
= 광범위하고 전문적인 사례 관리자와 상담사에게 맡기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단순히 누군가를 프로그램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효과적인 옵션이 아닙니다.

46.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돈이나 자원을 기부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곳은 어디입니까?
= 비영리 단체들이 많습니다. 주택과 쉼터, 음식, 의복 등을 지원합니다.

47. 노숙인 문제를 해결한 다른 나라 사례가 있나요?
= 다른 나라들은 국가 의료 시스템과 생활 임금, 실업 수당, 주택 프로그램을 비롯해 최소한의 생활 지원이 법으로 보장되기 때문에 우리 같은 심각한 노숙인 문제는 없습니다.

48. 노숙인에 대한 세 가지 문제와 세 가지 해법을 정리해 주세요.
= 세 가지 문제는 일자리를 잃고, 집을 잃고, 약물과 알코올에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해법은 주택 지원과 고용 지원, 그리고 재활 프로그램이고요.

49. 그동안 우리가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한 여러 방법 가운데 어떤 게 가장 효과적이었나요?
= 1980년대에는 노숙인 쉼터를 만들고 그들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했죠. 그런데 그걸로 안 되니 상담과 주택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고요. 그걸로도 해결이 안 되니 1990년대에는 강경하게 법대로 퇴출도 해봤습니다. 2000년 들어서는 현장에서 상담을 하고 노숙인 시설에 수용하고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최근에는 효과적으로 노숙인들을 관리하기 위해 노숙인들을 추적하는 강력한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산이 부족하죠. 1980년대에 연방 주택 프로그램이 축소되면서 노숙인이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죠. 40년 전에 삭감된 예산은 복구된 적 없습니다.

50.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서부 해안 도시가 뉴욕과 같은 동부 해안 도시보다 1인당 쉼터 침대가 훨씬 적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뉴욕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적 있나요?
= 뉴욕은 1980년대에는 모든 노숙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할 권리를 의무화했습니다. 쉼터를 거부하면 처벌하는 법도 통과됐고요. 맨해튼에서 노숙인들을 몰아냈지만 6만 1000명의 노숙인 대부분이 도심에서 떨어진 보호소에 살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서부 도시들은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 쉼터 대신에 주거 지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51. 교회들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 많은 교회가 노숙자 구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합니다.

52. 이동식 화장실을 더 늘리면 안 되나요?
= 이미 수십 개의 이동식 화장실에 연간 3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수백만 달러를 더 늘릴 계획이고요.

53. 노숙인 쉼터에 가고 싶지는 않지만 샤워를 하고 싶은 노숙인이 있다면 어디로 데려가면 되나요?
= 휴대용 샤워 시설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들이 있습니다. 방문 센터나 공공 수영장 등의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연결해 줄 수도 있습니다.

54.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인 지원 예산이 연간 3억 달러 이상입니다. 그런데도 노숙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죠?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가나요?
= 노숙인 지원 부서 운영비와 비영리 단체들과 연계된 거리 상담, 의료 지원, 재활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 예산으로 쓰게 됩니다. 20% 정도가 노숙인 쉼터에 들어가고 절반 정도는 95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주택을 지원하는 예산으로 들어가고요.

55. 1인당 얼마를 지출하고 있나요?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 단순히 예산을 사람 수로 나누는 건 정확한 비교가 안 됩니다. 그리고 다들 기준이 다릅니다.

56. 샌프란시스코는 노숙인 지원을 위해 얼마를 지출합니까? 더 늘었나요? 줄었나요?
= 20년 전에는 연간 6000만 달러를 썼습니다. 5년 전에는 연간 1억 6500만 달러로 늘었고요. 이 가운데 절반은 지원 주택에 투입됐습니다. 노숙인 지원 부서 예산은 2억 8500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역시 절반 정도가 지원 주택에 투입됩니다. 그리고 노숙인 예산으로 잡히지 않는 법 집행 등의 비용이 더 있죠.

57. 이렇게 지출하는 돈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나요?
= 날마다 거리에 고통 받는 노숙인들이 넘쳐나는 걸 보면 낙관하기 어렵죠. 노숙인이 넘쳐나는 대도시들은 수십 년 동안 학습된 모범 사례를 따르고 있습니다.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만성 노숙자들을 상담하고 지원합니다. 공적 자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평가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노숙인들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났을 것입니다.

58. 노숙인 예산에 대한 비용 관리 보고서 또는 감사 결과가 있습니까?
=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인 프로그램은 연방 기금 지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효율성 평가를 받습니다. 여러 위원회와 관련 부서에서 수행하고 있고, 감사도 받습니다. 하지만 더 엄격한 평가와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은 늘 있죠.

59.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뭘 하고 있습니까? 공무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노숙인이 지금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연방 정부가 저소득층 주택 지원을 줄이면서 노숙인이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열악한 의료 시스템과 소득 불평등, 제도적 인종 차별도 원인입니다. 노숙인의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먹고 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을 잃고 친구네 집 소파나 쉼터를 전전하는 사람들도 있죠. 공무원들은 장기 노숙인에 대한 해법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기도 하고, 쉼터는 늘 부족하고 약물 남용이나 정신 질환 등의 문제도 계속 재발하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 어렵죠.

60. 땅값이 싼 다른 카운티에 노숙인 시설을 크게 지으면 안 되나요?
= 어느 도시도 다른 도시의 문제를 떠안으려 하지 않죠. 하지만 계속 지역 사회와 협의해야 합니다.

61. 도시 외곽에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 여러 차례 검토했지만 사람들을 멀리 보내는 건 현실적인 대안이 아닙니다. 노숙인들도 이곳이 생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고 의존하는 것들(급식소나 상담 서비스, 친구, 가족 등등)과 가까이 있기를 원하죠. 강제로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이들이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데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62. 주택 부족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혹시 치료와 보살핌이 더 중요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두 가지 모두가 중요합니다. 샌프란시스코 노숙인 예산의 절반 정도가 상담 서비스와 결합된 지원 주택에 투입됩니다.

63. 마약 중독자들이 거리에 돌아다니면 위험합니다. 이건 공공의 안전 문제입니다. 왜 좀 더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죠?
= 샌프란시스코는 처벌 보다는 끌어안고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출직 공무원들의 고뇌도 크죠. 경찰도 마약 단속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심각한 중독을 가진 사람들을 범죄자로 만들죠. 감옥이나 교도소에서 약물 치료를 받긴 하지만 부실합니다. 수감자들은 석방된 뒤에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곤 합니다. 수십 년에 걸친 경험에 따르면 노숙인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대가로 약물 치료를 하는 조건을 내거는 건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일단 수용하고 함께 치료를 해야 합니다.

64. 연방 정부가 저소득층 주택 지원 예산을 줄이고 있는데 이게 샌프란시스코의 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 노숙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주택이 줄어들죠.

65. 노숙인 단체에 왜 이렇게 휘둘리나요?
= 누가 시장이 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비영리 단체와 협업은 중요하죠. 하지만 노숙인 단체가 실제로 정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66. 노숙인들의 요구는 뭔가요?
=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이 요구하는 해법도 다양하고요. 어떤 사람들은 더 나은 일자리와 주택 공급이 해법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른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더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67. 사실 이건 마약 문제 아닌가요? 노숙인 문제는 그 다음이고요.
= 두 문제는 관련되어 있지만 별개의 문제입니다. 약물 남용이 심각하고 답답하긴 하지만 중요한 건 중독자들이 노숙인으로 남아있으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체포한다고 해서 마약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재활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68. 샌프란시스코는 노숙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영리 네트워크에 의존합니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까?
= 60여개의 비영리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기부금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정부 지원금이 크죠. 해마다 평가를 받고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지원 예산을 줄이거나 없앱니다. 공무원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용은 적게 들지만 일관된 관리가 어렵습니다.

69. 미국 전체에 노숙인이 300만 명이나 된다는데, 지방 정부가 해결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 아닌가요? 심각한 국가 위기라고 보고 연방 정부가 예산을 늘려야 하지 않나요?
= 전문가들은 연방 정부가 1980년대에 삭감한 주택 기금을 복구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울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국민의 3분의 1 가량이 빈곤선 이하에 살고 있습니다. 노숙인이 줄어들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도 연방 정부는 저소득층 지원을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300만 명이라는 추정치는 연간 누적 기준이고, 연방 정부는 6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70. 막대한 이익을 얻는 기술 기업들이 삶의 질 저하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요?
=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가격이 치솟은 데는 기술 기업들 책임도 있죠. 젠데스크와 세일스포스 등 일부 기업들이 노숙인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71.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요인을 분석해 봤나요?
= 샌프란시스코 조사에서는 실직(26%), 약물 남용(18%), 퇴거(13%), 동거인과의 갈등(12%), 정신질환(8%), 이혼이나 결별(5%) 순이었습니다.

72. 왜 일을 하지 않나요?
= 신체 장애나 정신 질환이 있거나 약물 중독인 경우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죠. 저임금 노동은 물가가 비싼 샌프란시스코 같은 곳에서 생계를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고요.

74.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정신 건강 의료비 지원을 삭감하면서 노숙자가 크게 늘어난 것 아닙니까?
=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숙인 가운데 3분의 1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비율이 39% 정도 됩니다.

75. 주거와 연계된 중독 치료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 전체 노숙인의 40% 정도가 약물 남용이지만 만성 노숙자들은 이 비율이 더 높죠. 주택 지원 프로그램은 이들을 약물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 노숙인 지원 주택이 더 많습니다.

76. 노숙인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나요?
= 누군가는 마약이나 술을 살 것이고 누군가는 식사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돈을 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지원 프로그램은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깡통에 동전을 던져주는 것보다 지원 프로그램에 기부를 하는 게 좋습니다.

77. 노숙자들이 도움을 받지 않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보호소의 규칙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파트너나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쉼터가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요. 약물 공급이 쉬운 곳에서 떠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단순히 환경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고, 결정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정신 질환이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78. 보호받지 못하는 노숙인은 어떻게 치료를 받습니까?
= 무료진료소가 있습니다. 만성적인 노숙자들은 저커버그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과 시청 근처의 톰 와델 도시 건강 클리닉에 크게 의존합니다. 두 곳 모두 노숙인 치료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79. 노숙인이 아니면서 노숙인 행세를 하는 사람들도 있나요?
=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의 절반 정도가 보조금을 받는 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집이 있지만 음식이나 마약을 사기 위해 구걸을 하는 것이죠.

80. 낮에는 구걸하고 저녁에는 멋진 차를 타고 퇴근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입니까, 아니면 도시 전설입니까?
= 도시 전설입니다.

81. 구걸하는 사람들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 하루 2달러에서 100달러까지 다양합니다.

82. 구걸하는 사람들은 자기 영역이 있나요? 영역 다툼도 하나요?
= 영역이 있지만 느슨합니다. 그것과 별개로 서로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일반적인 규칙입니다.

83. 공중 화장실이 있는데도 길거리에 용변을 보는 이유가 뭔가요?
= 많은 건물들이 노숙인 출입을 막고 있죠. 공중 화장실이 곳곳에 있지만 단순히 멀다는 이유로 안가기도 하고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는 노숙인들은 화를 내거나 좌절하면서 화장실을 찾는 것조차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정신 질환 때문이기도 합니다.

84. 길거리에 오줌을 누고 마약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거는 걸 금지해야 하지 않나요?
= 모두 불법이지만 어느 정도로 법 집행을 할 것인지는 커뮤니티가 결정해야 합니다. 모두 감옥에 가둘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산타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보다 좀 더 엄격합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경찰이 너무 강압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뿐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연방법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 사람들이 밖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고 있죠. 노숙인들에게 살 곳을 마련해 주고, 약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길거리에 소변을 보지 못하게 하고 인도를 가로막지 못하게 단속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물론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습니다.

85.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왜 검사를 받거나 입원하지 않고 길거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걸까요?
= 단순히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해서 체포하거나 치료 시설로 데려갈 수 없습니다. 법적 조치를 취하려면 자신이나 타인에게 명백한 위험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치료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방대한 Q&A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뾰족한 해법은 없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이 수많은 토론과 실험, 실패, 보완을 거듭하면서 다다른 결론은 이들 역시 우리의 이웃이고 이들을 외면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만큼 노숙인이 계속 더 늘어날 것이고 더 많은 비용과 희생을 치러야 하고 결국 우리 모두의 불행으로 돌아오게 된다. 당장 필요한 것은 이들에게 지붕이 있고 닫을 수 있는 문이 있는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집이 생기면 비로소 술과 마약을 끊고 일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이 길거리의 중독자들에게 있는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있다면 해법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정환의 ‘문제 해결 저널리즘’에 실린 원고 가운데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