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실험, 뉴스룸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상중계]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컨퍼런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다음은 6월22일 독일 본에서 열린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왜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이 편집 전략에 적용돼야 하는가(Why constructive journalism is being adopted by journalism leaders as an editorial strategy)”라는 주제로 열린 세션을 정리한 것이다. 덴마크 함부르크미디어스쿨에서 저널리즘 혁신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알렉산드라 보르하르트(Alexandra Borchardt)이 모더레이터를 맡고 조지아공영방송(Georgian Public Broadcaster)의 사장 티나틴 브레젠시빌리(Tinatin Bredzenishvili)과 도이체벨레(DW)의 아시아 부문장 데바라티 구하(Debarati Guha), 더타임스의 편집국장 제레미 그리핀(Jeremy Griffin), 덴마크의 TV2FYN의 최고경영자 에스벤 시럽(Esben Seerup)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알렉산드라 보르하르트 :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이 편집 전략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덴마크부터 시작할까요?

에스벤 시럽 : 저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새로운 전략을 시행하려고하면 여러분들과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즉각적으로 두 가지 질문을 하게 될 것입니다. 첫째, 이 변화는 나에게 더 많은 일거리가 생기게 되는 것일까. 둘째, 이 변화를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내가 보는 손해 또는 나의 명성의 변화가 있을까 하는 것이죠. 4년 전에 우리는 한 가지 결정을 했습니다. 최고 경영자인 저는 다른 경영진과 함께 어떻게 하면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을 모든 프로세스에 도입할 수 있을까 의논했죠. 컨스트럭티브 뉴스 하우스를 만드는 데 3년 정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와서 돌아 보니 이게 모두 과정이지 끝이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과정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덴마크에 있는 지상파 방송국이고 하루 네 번 뉴스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온라인에 훨씬 더 많은 독자들이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로 꼽히기도 했고요. 컨스트럭티브 프로세스를 도입하면서 가장 좋다고 생각했던 건 저널리즘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날마다 기자와 에디터, 데스크들이 회의를 하죠. 우리는 이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토론합니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전달하는 게 맞는 것일까, 이 이야기를 방송에 내도 될까, 등등 말이죠. 우리는 어떤 집을 짓고 싶은지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집을 짓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죠. 그리고 아직도 짓고 있는 중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컨스트럭티브한 언론사는 아니라도 적어도 덴마크에서는 가장 컨스트럭티브한 미디어 하우스가 되자, 그래서 그해 가을에 74명의 뉴스룸 스탭들이 모여서 11개 팀으로 나뉘어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1주일 동안 우리가 생각하는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의 정의가 무엇인지 이야기했죠. 컨스트럭티브 에디터라는 직책도 만들었습니다. 11개의 팀이 서로 소통하는 역할을 맡았죠.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컨스트럭티브 조직으로 진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기자들도 많았지만 조금씩 오해가 풀렸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끝낼 무렵,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했는데 그래서 우리가 배운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이 집의 지붕을 올렸습니다. 세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지역 선거가 있을 때는 10개의 구역을 나눠 10개의 토론 이벤트를 주최했습니다. 지금은 또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판적인 동시에 컨스트럭티브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을 찾아야합니다.

보르하르트 : 티나틴은 처음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컨스트럭티브인스티튜트의 제안이 계기가 됐나요. 아니면 기존의 생산 방식이 지긋지긋해졌나요. 아니면 독자들이 떠나기 때문이었나요.

티나틴 브레젠시빌리 : 일단 몇 차례 단일 프로젝트의 결과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뜨거웠습니다. 출발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에 컨스트럭티브인스티튜트가 출범하면서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할 수 있었고요. 확실히 언론과 독자의 연결이 끊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뉴스룸의 변화는 더디고 어렵죠. 어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까 늘 고민했습니다. 물론 울리크 하게룹(Urlik Haagerup)의 책을 읽고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조직 문화를 바꾸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사람들을 모았고 TV와 라디오, 온라인의 벽을 허물고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모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기자와 PD들은 행복해 했지만 수많은 질문이 생겨났죠. 컨스트럭티브 뉴스를 시작하게 된 건 이런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경영진도 적극적이었습니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하고 지원해줬습니다. 우리 동료들은 울리크의 강의를 듣자마자 매료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널리즘이라고 저에게 메시지를 보낸 동료도 있었습니다. 많은 동료들이 영감을 받았고 다른 동료들에게 이를 전파했습니다. 9월부터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주 1회 컨스트럭티브 뉴스를 내보낼 것이고 더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기자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지만 지금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기존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르하르트 : 영국도 뉴스 회피 현상이 심각하죠. 이 부분을 이야기해 볼까요. 컨스트럭티브한 전략이 효과적었는지 궁금합니다.

제레미 그리핀 : 몇 년 전 울리크가 우리를 만나러 왔을 때가 기회였습니다. 팬데믹 직전이었죠. 우리는 지난 10여 년 동안 숨 쉴 틈도 없이 바빴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우리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제가 이렇게 장담하는 건 우리 모두가 끝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뉴스와 뒤따르는 사건들에 치이고 있기 때문이죠.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리포트에서 드러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회피합니다.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더 심해졌고요. 흥미로운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000명 정도의 영국 거주 무슬림에 대한 설문 조사가 발표된 적 있습니다. 영국에서의 그들의 삶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여전히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좋아진다는 거죠. 그런데 마침 같은 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예언자 무하마드의 딸을 다룬 ‘천국의 여인(Lady of heaven)’이라는 영화였는데 이 영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여러 영화관에서 상영을 취소했습니다. 가장 큰 멀티 플랙스인 씨네플렉스도 모든 일정을 취소해 버렸죠. 이 두 사건이 모두 같은 날에 일어났는데 흥미로운 건 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 두 사건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영국에 있는 무슬림에 대한 설문 조사를 다루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반 이슬람 정서를 크게 다뤘죠. 여러분은 우리가 뉴스 가치를 판단하는 데 다른 기준을 다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논쟁을 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왜 두 이야기를 다 다룰 수 있는데 다루지 않는지에 대한 아쉬움을 갖게 됐습니다. 좀 더 컨스트럭티브하게 다룰 수 없을까. 우리는 젊은 무슬림 기자 한 명에게 추가 취재를 맡겼습니다. 실제로 기사가 나간 뒤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부정적인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이 읽고 반응도 좋았죠.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겠지만 중요한 건 구독자들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독 기반의 뉴스 기업에게는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는 저널리스트로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 구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중앙 난방이 친환경적이라는 기사가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킨 적 있는데요. 영국 전역에서 토론이 벌어졌고 가스 보일러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고요. 사실 이런 기사는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건드렸을 뿐입니다. 우리는 이런 기사를 더 많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가장 열독률이 높은 기사가 뭔가 조사한 적이 있는데 우리 과학 에디터가 쓴 기사였습니다. 팬데믹의 원인과 해법을 이야기한 기사였죠. 전체적으로 냉소적이기도 하고 비판적인 부분도 있지만 컨스트럭티브한 기사였죠. 이런 기사를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우리 기자 가운데 컨스트럭티브인스티튜트에서 인턴 생활을 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를 에디터로 키울 계획입니다. 우리 경험으로는 컨스트럭티브한 접근은 열독률을 끌어올리고 구독 확대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널리즘 차원에서도 좋은 기사지만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되죠.

보르하르트 : 구독 모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죠. 실제로 뉴스에 돈을 내는 사람은 많아 봐야 9% 수준입니다. 영국은 특히 BBC나 가디언 같은 공영 언론 모델이 있어서 유료 구독이 더 어렵기도 하고요.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을 지향하겠다고 선언한 뒤에 구독자 수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핀 : 우리는 유료 구독자가 65만 명 정도 됩니다. 최근 2년 사이 15만 명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지금도 계속 늘고 있죠. 목표는 100만 명입니다.

보르하르트 : 컨스트럭티브한 기사가 더 잘 읽힌다고 볼 만한 근거가 있나요?

그리핀 : 우리는 열독률 지표를 관리하는 독자 분석 팀이 있습니다. 우리는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이 특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반적인 프로세스로 자리잡기를 원합니다. 컨스트럭티브한 기사가 훨씬 더 많이 읽히고 구독으로 연결되는 비율도 훨씬 높습니다. 구독 연장 비율도 높고요.

보르하르트 : 도이체벨레는 어떤가요? 젊은 사람들이 컨스트럭티브한 뉴스를 더 좋아한다는 분석도 있었는데 그렇게 본다는 건가요. 실제로 근거가 있는 분석인가요?

데바라티 구하 : 확실히 지표로 나타납니다. 기후 변화 이슈는 젊은 여성 독자들의 열독률이 높습니다. 이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살펴보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보르하르트 : 다행입니다. 제가 자라던 시대에는 여성이 핵심 독자가 아니었죠. 그래서 저는 남성의 시각으로 저널리즘을 다뤘던 것 같습니다. 도이체벨레에서 실험하고 있는 컨스트럭티브 포맷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구하 : 저는 아시아인으로 도이체벨레의 아시아 디렉터를 맡은 첫 사례입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인데 많은 사람들이 50년 안에 방글라데시가 물에 가라앉을 거라고 믿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우리는 기사로 쓰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죠. 우리는 단지 기후 변화가 어떻다 오존층이 어떻다 이런 기사를 쓰는데 독자들은 그런가 보다 하게 되죠. 복잡하고 심각하고 재미없는 이야기죠. 이게 우리가 컨스트럭티브한 기사를 고민하게 된 계기입니다. 하지만 해결 지향의 보도를 해보자고 제안하고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도이체벨레는 전 세계에 32개 언어로 뉴스를 송출하고 있죠. 경영진은 뉴스에 집중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변화의 계기가 됐습니다. 독자들이 뉴스에서 멀어지고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포맷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거죠. 사실 우리가 솔루션 저널리즘을 실험한 건 6~7년 전입니다. ‘에코 인디아(Eco India)’라는 프로그램이 반응이 좋았습니다. 인도에서 출발했지만 인도와 유럽이 마주하고 있는 기후 변화 이슈와 몇 가지 해법을 제안했습니다. 사람들을 겁주고 공포에 빠져들게 하는 보도 말고 실제로 뭔가 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보도를 고민했습니다.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은 적당히 밝고 따뜻한 이야기가 아니라 희망을 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코 인디아는 힌두어와 영어, 뱅골어, 타밀어 등 네 가지 언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해법을 던지는 게 아니라 함께 해법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는 성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플라스틱을 주워다 전등을 만들었죠. 캄보디아에는 아직도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이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아이디어를 줍니다. 캄보디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함께 읽을 수 있는 기사죠.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을 환경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이슈로 넓힐 수 있을까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포맷을 실험했고요. 이를 테면 이런 건데요. 42명의 자녀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사람의 아이들이 아니라 HIV를 겪고 있는 아이들을 입양해서 보살피고 있는 거죠. 젠더 평등에 대한 이야기도 다뤘습니다. 라틴아메리카계 전문가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반대했죠. 아시아 사람들이 왜 라틴계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고 생각했죠. 그래서 방글라데시에 대한 이야기면 방글라데시나 인도에서 전문가를 찾고 파키스탄의 문제면 파키스탄이나 최소한 같은 언어로 소통이 되는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도 다뤘습니다. 인도에서는 금기어자 마찬가지였죠. 인도에 있는 그 누구도 세 번째 젠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도에서 모더레이터를 섭외해서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했습니다. 유럽 사람들이 보는 오리엔털리즘이 아니라 아, 이 사람이 우리를 충분히 알고 말하는구나, 민감한 부분이 어디인지 아는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죠. 고질적인 카스트의 문제도 컨스터럭티브 포맷으로 다뤘습니다. 엄청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동영상 구매 문의도 많았고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방송을 보게 됐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음식 쓰레기를 다룬 기사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리포트는 단순히 어느 정도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가를 다룰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안하는 형식입니다. 기자가 직접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보여줍니다. 누군가가 이 리포트를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그게 바로 컨스트럭티브한 거죠. 제가 생각하기에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은 새로운 게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실제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좀 더 적극적인 저널리즘 문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르하르트 : 여러 나라를 커버하고 있잖아요. 아시아는 문화가 정말 다양한데 한 지역에서 만든 컨스트럭티브한 포맷이 다른 나라에서도 효과적인가요?

구하 : 저는 이란부터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넓은 영역을 맡고 있는데 문제는 중국 대륙에 있는 구독자가 읽고 싶은 것이 파키스탄이나 인도 또는 방글라데시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과 공통점이 거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지 자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쓰는 마스터 포맷이 있습니다. 일러스트를 이용해 언어의 차이를 좁혀 나가는 거죠. 지역의 차이를 고려해 단순 번역이 아니라 전달 방식도 바꿔야 합니다. 지역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포맷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물론 비용 문제도 고려해야죠. 하지만 우리는 이런 실험을 계속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일단 3개월은 해보고 그 뒤에도 어렵다면 그때 그만둬도 된다고요.

보르하르트 : 질문이 있습니다. 컨스트럭티브 뉴스를 만들려면 일이 더 늘어날까요? 회사 입장에서는 인력 투입이 늘어날까요? 심층 저널리즘이 더 비싸고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는 오해가 있습니다.

시럽 : 중요한 질문입니다. 저희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4개월 안에 추가로 인력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문서로 결재까지 받았죠. 잘 되길 바랐기 때문이죠. 그런데 실제로 추가 지원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쓰는 기사가 수많은 기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더 어렵거나 더 복잡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약간의 방향의 차이일 뿐이죠. 그래서 토론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은 새로운 어떤 것이라기 보다는 약간 다른 종류의 기사일 뿐입니다. 전달 방식이 다른 거죠.

구하 : 동의합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기사도 같이 씁니다. 모든 기사를 컨스트럭티브하게 써야 하는 건 아니고요. 정보 전달이 의미가 있는 경우도 많죠. 만약 컨스트럭티브하게 구성재 보자고 한다면 직접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사진도 찍고 인터뷰도 해야 합니다. 당연히 비용과 시간이 더 많이 들죠. 동일한 예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도 필요합니다. 어제 BBC의 솔루션 에디터를 만나서 물었더니 BBC도 수요가 더 큰 포맷에 집중한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속보도 필요하죠. 하지만 사람들은 발생 사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뭔가 더 분석적이고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이슈를 찾죠. 케이크 위에 체리처럼 말이죠. 결과적으로 비용이 더 들지만 한정된 자원을 잘 분배해야 합니다.

보르하르트 : 컨스트럭티브한 이슈에 비용을 더 들이나요?

그리핀 :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건 독자들이 더 많은 콘텐츠를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양보다 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전략을 세우면 비용은 중립을 지키게 된다고 믿습니다.

보르하르트 : 뉴스룸에서의 인센티브 구조가 어떻게 되나요? 기자들에게는 평판과 명성도 중요한 동기 부여가 되죠?

브레젠시빌리 : 컨스트럭티브 뉴스는 단순히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관점을 제안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접근이 확실히 더 큰 반응을 끌어냅니다. 뉴스룸 안에서 컨스트럭티브 뉴스에 대한 별도의 지원은 없습니다. 적어도 예산을 더 쓰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정된 자원으로 우리가 가장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죠. 저는 이런 새로운 도전과 실험이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동기 부여와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동의합니다. 고민해 보겠습니다.

보르하르트 :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좀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기사를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다들 쉽지 않은 환경에서 도전하고 있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